한 템포 느리게 걷는 나라, 마음이 두 배 인 나라 베트남 연수(하노이/하롱베이)

하노이/하롱베이    2013.11.20 ~ 11.24 (3박5일)  해외연수

 

 

 

사장님, 박종학, 이근상, 김지용, 최재연, 박영욱, 이보혁, 유리, 민은주 

 

 

IT연구 1팀 민은주

외향적 성향이 강한 나는 운전과 여행을 참 좋아한다. 운전을 좋아하는 이유는 창문을 열고 좋아하는 음악과 함께 달리는 그 순간만큼은 힘들 것도, 두려울 것도 없는 내 세상이 되기 때문이고,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언가 경험할 수 있다는 기쁨과 평소 생활의 일탈이 주는 설레임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여행한 곳에서의 배움은 나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주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해외 연수자 명단에 내 이름이 호명되던 그날은 너무 좋아서 가슴이 쿵쾅거렸다. 먼저 해외 연수를 다녀오던 선배들을 보면서 정말 부러운 마음에 질투가 날 정도였고, 선배들의 근속연수와 나의 근속연수를 비교해 보면서, 나도 열심히 근무하면 기회가 오겠지…라는 기대감을 심게 되었다. 하지만 여건상 나와 비슷한 시기에 입사한 동기들과 함께 가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과 맡고 있는 업무의 공백으로 문제가 되진 않을까하는 걱정도 들었다. 평소에는 베게에 머리만 닿으면 3초 이내에 잠들 정도로 잠을 잘 자는 나이지만, 출발하기 전날은 너무 설레여서 밤을 꼬박 세웠다. 두고 가는 딸들 옷과 먹을 것 좀 챙겨 두고 여행지에서 필요한 짐을 열 두번도 더 챙겼다가 풀렀다를 반복하였다. 신혼여행 이후 처음 떠나는 해외여행으로 나는 벌써 어린아이가 되어 있었다.

 

인천공항으로 가는 길에 날씨가 화창하여, 한눈에 선명하게 들어오는 인천대교를 보고 있자니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평소에는 보기 힘들 정도로 좋은 날씨의 광경이라는 상무님 말씀에 행운아가 된 것 같이 느껴져 카메라 셔터를 끊임없이 눌렀다. 여행 처음 가보는 시골 아낙네가 된 모습이랄까? 촌스러운 모습이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인천공항에 일찍 도착하여 기다리는 시간도 하나 지루하지 않고 즐거웠다. 공항 모습을 사진으로 담는 기쁨과 여행의 설레임을 만끽할 수 있는 보물 같은 시간이었다.

 

옆자리 유리씨와 함께 기내식도 맛있게 먹고, 음악과 영화를 즐기며 베트남 하노이 국제공항에 도착하였다. 인천공항에서 하노이 국제공항까지는 4시간 30분 정도 소요되었다. 하노이 국제공항에 도착하여, 수화물을 찾는데 어디선가 반가운 쿠쿠 밥솥상자가 보였다. 처음엔 밥솥상자에 무언가 담은것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가이드를 통해 전해들은 바로 베트남에서 매우 선풍적인 인기를 받고 있는 쿠쿠 밥솥님이시라는 소리에 집에 있는 나의 밥솥이 위대하게 느껴졌다. 밥솥 박스 여섯 면에 정성껏 자신의 이름을 돌려가면서 쓴 모습을 보며 어릴 적 지우개 하나, 참고서 한권에 빼곡히 내 이름을 적어보던 그때가 생각났다. 어느 순간부터 인가 사고 싶은 것과 하고 싶은 것은 하고 사는 세상이 되어 버려 작은 것 하나 하나의 소중함을 잊게 되는 것 같다. 모든 것이 풍족해진 이 시대에서 마음의 동심을 잃어버린 내 자신이 된 것 같아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많이 더울 것을 예상했지만, 하노이는 시원한 밤바람이 솔솔 부는 초가을 날씨였다. 전용 버스를 타고 40분 정도 달려 도착한 곳은 INTERCONTINENTAL 호텔로 5성급 호텔이었다. 나중에 신랑과 두 딸을 데리고 함께 오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호텔은 매우 좋았다. 테라스에서 보이는 호수를 두고 그냥 잠들기 아까워 피곤하지만 잠들지 못하는 첫날이 되었다.

 

여행 둘째날, 하노이에서 두시간 정도 버스로 이동하여 도착한 닌빈의 짱안에서 3인 1조가 되어 나룻배를 탔다. 수심이 그리 깊지 않아 바닥의 수초가 그대로 보였고, 섬으로 이루어진 산과 그와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나무들이 무척 아름다웠다. 나룻배를 타고 동굴 속에 들어가니 시간의 위대함을 느꼈다. 동굴 관광에서 느끼는 가장 큰 매력은 자연이 주는 느림의 미학인 것 같다. 한방울 씩 떨어지는 석회암 용액에서 수분이 날아가면서 형성된 종유석을 바라보자니 나도 천천히 템포에 발맞춰 마음이 평온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처음엔 카메라를 들고 열심히 찍었으나, 나중에는 두 눈에 담아가고자 열중하였다. 자연경관에 폭 빠져들 수 있었던 것은 베트남 사람들의 노력이라 생각되었다. 그들은 그곳을 개발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어느 나라보다 보존을 잘한 노력의 결과물이란 판단에 잠시 모터보트와 관광 사업을 떠올린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베트남 닌빈에서 얻은 가장 큰 점은 ‘반 박자 쉬기’였다. 한 박자 느린 베트남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절로 반 박자가 느려질 수 있었고, 느려지는 발걸음 속에 마음에 여유 공간을 찾을 수 있었다. 평소 한국에서는 쉬는 날 기분 전환 한다고 백화점이나 마트 쇼핑을 하는 경험과는 매우 다른 묘미를 찾을 수 있었다. ‘아! 진정 쉬는 것이란 이렇게 쉬는 것이구나!’ 한 가지를 배운 보람찬 하루였다.

 

셋째 날은 베트남에 오기 전부터 기대가 크던 하롱베이 관광이었다. 하노이에서 4시간여 차를 타고 가는 동안 가이드가 베트남의 역사 및 언어, 문화, 생활습관 등 많은 것을 알려주었다. 여행하고 있는 곳에 대해 한 가지씩 알아가는 재미가 있어 주의 깊게 들었다. 전국에 4000여개의 섬 중 3000개의 섬이 하롱베이에 밀집되어 있다는 것이 잘 상상이 되지 않았는데, 도착하고 전용 배를 타고 이동하면서 마주친 하롱베이의 무인섬은 한곳 한곳이 명소로 아름답고 운치가 있었다. 하나쯤 분양받아 그곳에 살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배를 타고 1시간여 달려 도착한 곳은 무인섬 근처에 수상 주택을 지어 생활하는 수상 마을이었다. 수상 마을을 구경하고자 작은 배로 갈아타는 중간에 8살 꼬마아이를 만났고, 구명조끼를 입는 여행객을 도와주고 있었다. 어린나이임에도 그곳의 현지인답게 노련하게 노를 저어 가는 모습에 열정을 보게 되었다. 한국에 있는 두 딸을 생각나며 8살 꼬마아이에게 사탕이라도 주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가방 속에는 카메라와 지갑뿐이었다. 다음에 또 다른 여행을 계획 할 때는 이럴 때를 대비하여 사탕이나 한국 껌을 구매해 가야겠다고 생각하였다. 수상마을을 돌고 배로 돌아오자 가이드와 직원들이 선상에서 먹을 수 있는 활어회와 씨푸드를 준비해 주었다. 이렇게 운치 있는 곳에서 좋은사람들과 함께하는 음식이 황송하게 느껴질 정도로 감사함을 느꼈다. 한국을 떠나 자신의 나라에 여행 온 우리를 배려해 하나하나 정성껏 준비해준 그들에게 마음의 정을 느꼈다. 하롱베이에 오기 전 잠시 들렸던 휴게소에서 만난 쵸코 파이가 베트남에서도 인기 품목이라고 하였고, 제사상에도 올라간다고 하니, 서로 다른 두 나라에서 통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에 그곳이 정겹게 느껴졌다. 선상에서 신나게 노래도 부를 땐 현지 가이드와 음식 준비를 도와주는 직원과 함께 하나 되어 즐거운 시간을 보내었다. 다른 사람 눈치 안보고 신나게 놀 수 있는 30대, 이젠 나도 영락없는 한국 아줌마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 네 번째 날 하롱베이를 출발하여 하노이 시내로 돌아오는 길에 파인애플 농장에 들렸더니 주먹크기의 파인애플과 땅콩, 커피를 맛보았다. 파인애플은 작지만 자연적으로 숙성된 그 맛이 달콤하면서 매우 맛있었다. 내가 욕심내고 많이 먹어 동료들이 웃었지만, 그 순간이 아니면 못 먹을 것 같아 정말 많이 먹었다. 베트남을 여행하며 과일을 먹어보니 자연적으로 숙성시킨 그 맛을 따라갈 음식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노이 중심에 위치한 한기둥 사원과 바딘광장, 호치민 박물관을 둘러보며 가이드의 설명과 함께 역사공부를 하고나니, 베트남이라는 나라와 더욱 가까워진 느낌에 친근하게 느껴졌다.

 

다음 일정으로 스트리트카를 타고 하노이 구시가지 중심가를 둘러보니, 열심히 사는 우리나라의 서민 모습과 매우 유사하였다. 경제적으로 풍족한 나라는 아니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참 열심히 사는 그들 모습에 박수를 보내었다. 순간 한국의 20평 남짓한 나의 보금자리가 좁다고 남편에게 새집을 짓자고 투덜대던 나의 모습이 부끄러웠다. 한국에 돌아가면 작지만 소중한 나의 보금자리를 감사하게 받아들이는 성숙된 내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여행을 하는 동안 받은 베트남 마사지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한국에서의 마사지는 받아본 경험이 없어 퇴폐적인 영업으로 인식되던 나에게 다른 시각에서의 눈높이를 주었다. 가끔 농사일로 바쁘신 부모님께 안마를 선사하는 다정한 며느리가 되어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하노이와 인사를 하였다.

 

한국에 귀국하여, 짧은 기간이지만 많은 도움을 준 박수남 가이드에게 잘 도착했다는 인사와 함께 감사하다고 메시지를 보내니, 하롱베이의 멋진 사진과 함께 베트남어 한마디를 선물하였다. ‘행복하세요’라는 뜻을 가진 베트남어 ‘쭉 한푹’ 이라는 인사를 알려주었다. 여행기간동안 함께한 모든 임직원과 동행하지는 못하였지만, 여행을 다녀온 직원들의 빈자리를 위해 노력해준 동료들 모두의 행복을 바라며 ‘쭉 한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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